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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연봉 협상(이라고 부르고 연봉 통보라고 할 수 있는)을 했지만 연봉 인상률이 기대보다 너무 낮았고 이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생겼습니다. 마케터로 6~7년 동안 일하면서 4번의 이직을 했지만 이번 회사에서는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아 오래 다니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내부 평가에서 평균정도의 성과를 기록했음에도(사실 평가의 기준도 애매했지만 이 부분은 넘어간다고 쳐도)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상률을 받아들이기에는 벅찼습니다. 그래서 3~4월에 이직을 할지, 남을지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올해에는 이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지금 회사에 남기로 결정했는데 '이직을 생각했지만 남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마케팅 일기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우선 연봉은 저에게는 단순히 돈으로만 생각되는 요소는 아닙니다. 연봉은 돈 그 자체보다 내 능력을 인정받는 척도로 생각합니다. 평소에 욕심이 많지 않아 돈을 쓸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큰돈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연봉을 통해 내가 퍼포먼스 마케팅 업무를 통해 회사에 인정받는 느낌을 더 강하게 가지는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낮은 인상률의 의미는 저에게 "네가 하는 일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데?" 혹은 "네가 작년에 한 일의 성과가 별로인데?"라고 느껴졌습니다. 회사 내부의 평가는 중간 등급이기 때문에 제가 받은 인상률도 평균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납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저의 연봉이 다른 뛰어나거나 여러 요인으로 잘 받는 마케터들보다는 낮은 편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이직에 대한 고민을 매우 깊게 했고 실제로 특정 시기에는 채용 공고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이력서도 업데이트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현재 회사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회사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이 있는데 왜 이직을 하지 않았는지 이직에 대한 결정 과정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1) 소속된 팀의 분위기와 좋은 리더

저는 대부분의 회사를 스타트업 기반의 회사에서 일했고 지금 회사도 규모는 큰 편이지만 스타트업 기반의 회사입니다. 그래서 자유로운 분위기와 자율적인 업무 참여의 환경에서 일해왔고 현재 팀의 분위기도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분위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현재 팀의 리더로 계신 분도 지금까지 만난 리더 중에서는 최고의 리더라도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요소를 포기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다른 조건이 좋아도 업무 환경이나 리더가 맞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2) 재택근무

회사에 입사했던 처음부터 지금까지 재택근무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원한다면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고 저의 성향에는 매우 좋은 근무 형태입니다. 우선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힘이 들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 쓸모없는 사람과 부딪히는 일이 적기 때문에 좋았고,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사람이 없는 시간이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체력을 아낌으로써 블로그도 운영하고 온라인 강의도 진행하는 등 나의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재택근무에 대한 메리트가 크기 때문에 이직을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3) 외부적인 시장 상황 악화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작은 회사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이름을 들어본 회사도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생기고 있고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회사 자체의 인원을 줄이거나 마케팅 예산을 줄이는 등 위축되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직을 하더라도 작은 회사를 갈 경우에는 고용 안정성이 매우 떨어질 것으로 생각되었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곳으로 가더라도 투자 상황이 어려울 경우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케팅 활동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회사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지 않았고 대부분의 활동을 이전처럼 진행하는 편입니다. 회사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적자인 구조라 매우 안전하고 미래가 밝다고 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단기간에 망하기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남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4) 업무 성장

주니어에서 벗어난 연차이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직무는 새로운 환경을 경험할 일이 많고 새로운 툴을 배워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저도 데이터 분석을 주로 트래킹 툴에서 하기는 했지만 조금 더 심도 있는 분석을 위해서는 SQL을 사용하여 내부데이터를 활용해야 하지만 SQL 스킬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는 자율적으로 SQL을 연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있고 이외에도 앰플리튜드 같은 툴도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업무적으로도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4가지 중요한 이유로 인해 연봉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이직을 결심하기에는 어려웠고 지금 회사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1년간 현재 회사에서 충실히 업무를 하고 새로운 업무도 배우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4번의 이직을 경험한 바로는 이직을 할 때마다 스스로 우선되는 가치가 달랐기 때문에 내년에는 비슷한 조건이더라도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우선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의 사소한 이직 고민에 대한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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