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가 마케팅으로 일한지 5년이 조금 넘었지만 5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원래 IT업계는 이직이 잦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직을 많이한 편입니다. 지금의 회사는 1년 9개월정도 다녔고 아직 이직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아마도 제일 오래다닌 회사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공대생이지만 마케팅에 관심이 생겨서 취업했고 지금까지 마케팅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 자체는 저와 너무 맞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이라 앞으로도 계속 마케팅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자주 받는 질문이 "마케팅일도 만족하고 회사에 큰 불만도 없는 것 같은데 이직은 왜 이렇게 자주했어?"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직할때 마다 이유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이직을 통해서 저는 저의 가치를 인정받았고(가치라는 것은 결국 객관적으로 판단할수 있는 지표인 연봉입니다.) 업무적으로 시야가 넓어졌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회사마다 어떤 일을 했는지 말씀드리고 이직 할때마다 제가 왜 이직을 고려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이유로 이직을 할 수도 있구나 생각을 할 수 있고 저의 생각을 보면서 내가 회사를 다닐때 고려하는 요소에 대해 한번 깊게 생각해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만족할만한 회사를 다니고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찾는 방법중의 하나가 이직이라고 생각합니다.
1) 내가 마케팅 일을 제대로 배운 곳, 첫 번째 회사 - 화장품 스타트업
저는 마케팅에 대해서는 비전공자(공대생)였고, 마케팅 관련 경험은 마케팅 연합동아리 활동 1년 반정도가 전부였습니다. 포토샵 같은 디자인툴도 못했고 외국어를 잘하지도 못했습니다. (토익 공부 1달하고 600점대, 그리고 포기했었습니다.) 사실 스펙이라곤 마케팅 대외활동이 전부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대외활동의 마케팅 경험이 회사 일과는 거의 관련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이때의 저는 마케팅을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원하는 회사의 조건은 따로 없었고 내가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지만 어디든 붙여주면 가겠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중견기업의 마케팅 직무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마케팅 공고를 찾아보고 지원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운이 좋게 첫 번째 회사인 화장품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면접을 본 서비스와는 다른 부서로 배치받았습니다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진짜 마케터로 취업했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이때는 퍼포먼스 마케터는 아니었고 퍼포먼스와 콘텐츠를 모두 하는 마케터였고 어찌보면 콘텐츠 마케터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화장품 브랜드는 런칭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첫 번째 이 회사는 온라인 마케팅을 잘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면접을 볼때 이 회사의 이름을 보고서 마케팅 잘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몇번 들었습니다. 매일 12시가 넘는 야근이었지만 그만큼 마케팅과 관련되어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업로드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우리 제품의 어떤 부분을 강조하여 소재로 만들지 고민하고 실제로 콘텐츠를 만들면서 포토샵 사용방법도 익히고 광고 매체에 광고를 업로드하고 성과를 확인하는 방법을 배우며 마케팅의 기본기를 익혔습니다.
3개월이 거의 지날때쯤 대표님께서 저를 불러서 수습은 통과했지만 제가 더 적합한 서비스가 있을 것 같다고 회사 이동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대표님은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고 저는 그중의 다른 서비스로 강제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이직은 저의 선택권은 없었습니다.
2) 퍼포먼스 마케터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곳, 두 번째 회사 - 뷰티 스타트업
강제로 이직하게된 두 번째 회사는 2년간 근무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근무하는 동안 많은 격변이 있었습니다. 회사 자체의 규모도 10명 정도에서 제가 퇴사할때쯤에는 70명 정도 되었고, 마케팅팀의 규모도 3명에서 15명정도까지 늘었습니다. 저의 업무도 콘텐츠 마케터에 가까운 마케터에서 퍼포먼스 마케터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된 회사였습니다.
이곳은 스타트업에서는 매출과 순이익이 매우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회사였습니다. 그래서 마케팅적으로 여러 방면으로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마케팅 팀장님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 부딪히며 깨달아야 했기 때문에 천천히 업무 능력이 향상된 시기였습니다. 2년동안 온라인 마케팅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마케팅을 경험했고 광고 플랫폼도 처음에는 웹 광고를 전담했으나 점점 앱 광고를 경험하고 발전시킨 시기였고 지금 제 커리어가 앱 마케터가 중심이 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제가 이 회사에서는 1만 이상의 댓글이 달린 바이럴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CPI가 크게 개선되고 장기간 운영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앱 마케팅 툴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하고 광고 매체에서 발생한 가짜 유입에 대한 존재를 알고 디덕션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다음 이직할 회사를 정하지 않고 퇴사를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대부분 말렸고 지금은 말린 이유를 알 것 같지만 그때로 돌아가면 아마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여러가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저는 원래 첫 번째 회사를 입사하기 전 제 커리어 계획을 생각했을때 2년정도 일하면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로 생각했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마케팅 팀장님이 새로 왔지만 저와 성향이 맞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일이 있을때만 야근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야근을 강요하는 성향이었고 주말에도 카카오톡으로 매우 거칠게 지시를 내리는 분이었고 저는 강압적인 성향과는 맞지 않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이유가 더 컸지만 두 번째 이유도 작지는 않았고 어찌보면 두 번째 회사의 퇴사의 이유는 이상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부분이 섞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2가지 퇴사 이유와 함께 저는 스스로도 자신감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2년의 경험으로 더 좋은 회사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다음 회사를 찾지 않고 무작정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매우 큰 오판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2번째 회사까지 저는 2년 3개월을 근무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시기에 "이직 할때 생각해야할 것"은 내가 회사를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선순위는 시간이 지날 수록 바뀔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를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IT업계는 이직이 잦고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크게 흠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재직기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도 있긴하지만 제 생각에는 비중이 적습니다.)
저는 가치에 대해 아래와 같이 나열해봤었습니다.
- 워라밸
- 연봉
- 복지
- 팀동료
- 업무(내가 계속 성장할수 있는 일인지)
그 당시의 저는 업무에 대한 성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고 연봉은 아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비전공자였고 아직 배워야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었고 2번째 외사는 업무로 인한 성장이 나쁘지 않은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다소 이상적인 면이 있었고 다음 회사도 쉽게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어느정도 있었기 때문에 위의 2가지 이유로 인해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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